인공지능이 여러 산업을 흔들고 있다. 챗 GPT로 시작된 열기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의 변화를 이끈다. 시스템 통합, SI(System Integration)라고 부르는 분야에서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을 구상하고 만들며, 운영과 관리를 맡는 SI 영역에서 AI를 적용하는 기업이 있다. 다나아이텍은 SI와 더불어 AI 교육과 실습 플랫폼을 통해 실습 장비와 커리큘럼을 직접 마련해 제공한다. 다나아이텍이 바라보는 AI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김성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나아이텍 김성근 대표. 제조 현장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머신비전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AI를 사람이 더 좋은 판단을 할 수 있게 돕는 도구로 생각하며, 이런 시선을 제품과 교육에 꾸준히 담아왔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비디오 코덱 알고리즘(H.264)을 전공하고, 팹리스 회사에서는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를 개발했다. 이후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개발을 맡았고, 전자책 단말기 개발 총괄을 맡은 경험도 있다. 특히 ETRI와 함께 스테레오 비전으로 동공을 빠르게 추적하는 장치를 개발한 적도 있으며, 자율주행 골프카트 개발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여러 첨단 기술을 적용한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회사 소속 개발자로 일해왔는데, 어느 조직에서든 소속되어 일하다 보면 한계를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답답함을 느껴 2023년에 직접 창업하게 되었다.
Q. 다나아이텍의 주요 비즈니스 영역은 무엇인가.
다나아이텍은 두 가지 비즈니스를 운영한다. 하나는 AI 머신비전 솔루션 개발이다. 제조 현장에서 카메라와 AI 모델을 활용해 제품의 불량을 검사하고, 조립 공정을 판단하며, 예지정비에 필요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 비전 시스템을 제공하는 일이다. 전통적인 시스템 통합 분야에 AI를 접목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시스템 구축을 맡을 때도 있고, 기존 시스템을 관리하며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작업도 한다.
또 다른 비즈니스는 AI 교육과 실습 플랫폼 운영이다. 창업 이전부터 직업계 고등학교나 공공기관에 외부 강사로 나가 AI 관련 수업을 진행해 왔고, 창업 이후에도 기관 요청이 이어져 꾸준히 이어지는 일이다. 강의에서는 코딩이나 AI 원리만 다루지 않고 산업 현장에서 활용하는 방법까지 함께 가르친다.
Q. AI 교육과 솔루션 개발이라는 상반된 영역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계기가 있었나.
교육사업은 처음부터 목표는 아니었다. 강의 요청이 이어졌고 학생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들으면서 커리큘럼을 발전시켜 왔다. AI라는 흥미로운 분야를 학생들과 함께 탐구하며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AI 모델을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멘토로 함께 밤을 새우며 개발하고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된다. 이렇게 실습을 통한 깊은 경험이 교육 프로그램의 만족도를 높이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Q. AI 산업의 트렌드나 전망에 관한 생각은.
2020년 무렵만 해도 고객에게 AI 기술을 설명하려면 AI가 무엇인지부터 이야기해야 했다. 몇 년 사이 챗지피티 등 AI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AI 개념을 모르는 고객은 거의 없고, 업무에 AI를 적용하려는 니즈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제조 분야에서는 자동화가 엣지 AI, 경량 모델, 생성형 기술과 결합하며, 현장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앞으로 AI는 공정과 설비 상태를 살피고, 품질을 높이는 기능까지 하며 공장 운영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는 현장에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Q. 준비 중인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다면.
솔루션 분야에서는 예지정비 기능을 포함한 차세대 머신비전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설비 영상, 진동, 온도처럼 여러 정보를 AI가 함께 살펴 고장 가능성을 미리 감지하고 정비 시점을 예측하는 기능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실습할 수 있는 AI 학습 키트와 온라인 실습 플랫폼을 마련해 교육기관에 제공할 계획이다.
Q. 다나아이텍의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기술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도구여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 철학이자 비전이다. AI가 많이 주목받다 보니 사람들은 AI를 지나치게 특별하게 보는 경우가 있다. 나는 AI를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는 기술로 보기보다, 사람이 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돕는 조력자로 받아들이는 편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쓰는 연필이나 지우개, 컴퓨터처럼 일상에서 쓰는 도구 중 하나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전문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AI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사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이 우리의 AI 실습 장비로 직접 만든 모델로 공정 이미지를 분석했을 때가 가장 선명하게 기억난다. “내가 만든 AI가 진짜 작동한다”라고 하며 눈을 반짝이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며칠 동안 애써 만든 결과물이 제대로 동작하는 순간에 느끼는 개발자만의 기쁨을 학생들도 함께 공유한 순간이다.
첫 제조 현장에 장비를 납품했을 때도 잊기 어렵다. AI가 실제 불량을 정확하게 찾아냈고, 그때 기술이 사람의 눈을 대신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지금까지 내가 공부하고 개발해 온 AI가 누군가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우리의 목표는 교육과 산업을 아우르는 AI 융합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교육 부문에서는 AI 학습과 실습을 한자리에서 진행할 수 있는 직업교육 플랫폼을 완성하려 하고, 산업 부문에서는 머신비전, 예지정비, 로봇 연동 기능을 갖춘 지능형 비전 솔루션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검증된 솔루션과 교육 모델로, 해외 기술 교육 시장 진출도 살피고 있다. 헬스케어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기업으로 발전하고 싶다. 개발자로 일해 온 경험과 교육에서 느낀 열정으로, 산업 현장의 변화와 미래 인재 양성을 이루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