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인물류는 오랫동안 물류창고 일을 해오며 노하우와 열정을 쌓아 온 하용포 대표가 인생을 걸고 걸어온 길이다. 그에게 일은 즐거움과 희망이고, 세상과 이어지는 큰 통로다.

대표로서 경영을 시작한 뒤, 물류산업에 뛰어들어 특화된 사업을 펼치며 규모를 키워왔다. 이제는 새로운 물류창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하용포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혜인물류 하용포 대표. 혜인물류는 중소 수입무역업체의 통관과 보관, 재고 업무를 꾸준히 맡아 온 물류회사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했다. 이전 회사에서 19년을 일했고, 차장으로 퇴직했다. 벌써 혜인물류를 시작한 지 17년이 됐다. 평택세관 보세창고와 일반창고를 운영하며 대기업이 아닌 중소 무역업체가 주 거래처다. 물류 한길만 걸어왔고, 직원 급여는 하루도 미룬 적이 없다. 현장에서 쓰는 지게차 14대는 환경을 생각해 모두 전동차다. 정년을 없애고, 전 직원에게 차량을 지원했다.

나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일이 있어야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사업가는 누구든 할 일이 많아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이 일에만 매달렸고, 남은 인생을 걸고 성공해야만 한다는 목표로 달려왔다. 늘 일로서 승부를 보려고 한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물류부서 창고책임자로 19년을 근무했다. 회사가 물류업을 하지 않겠다고 해서 당시 차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했다. 퇴직할 때 800평 규모의 보관 물건을 가지고 나왔고, 임대 건물 1,000평으로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급여 날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지급했지만, 지금껏 급여 날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

Q. 평소 일과는 어떻게 보내나.

월 130개 전후 컨테이너와 일반 화물차가 많이 들어온다. 아침이 되면 직원들은 컨테이너를 내리고, 나는 일반 화물차 입출고 지게차 업무를 오전 동안 맡는다. 33년간 지게차를 운전해서 누구보다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처음 보는 화물차 기사님이 나보고 다녀본 창고 중에서 제일 지게차를 잘 운전한다고 말했다. “지게차 운전 33년째요”라고 답하면서 여러 번 웃었던 기억이 난다.

오후에는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다. 걷기도 하고 차를 마시기도 하며 손님도 만난다. 저녁에 직원들이 퇴근하면 혼자 색소폰을 연주한다. 7년째 취미로 하고 있다.

Q. 주요 비즈니스가 궁금하다.

혜인물류는 설탕과 생두 등 식품 원재료를 수입하는 50개 무역업체의 통관, 검역, 보관, 운송, 택배, 스티커 인쇄와 부착, 이동 작업, 입출고와 재고관리를 맡는 3PL 회사다.

50개 무역업체는 물류팀을 따로 두기 어렵다. 우리가 물류 업무를 대신 진행하고, 매월 보관료, 상·하차비, 운송비, 택배비, 이동 작업비, 인쇄 비용을 월 단위로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식품 관련 기준이 까다로워 선입선출 등 작업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처리해야 한다. 완제품이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입되는 대부분 화물을 취급하며, 위험물과 냉장 화물은 제외한다.

Q. 준비 중인 신사업은 무엇인가.

자동화 창고 신축을 위한 토목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금 당사 건물은 신축 7년째지만, 두 번째 건물은 자동화 창고와 태양광 설치를 반드시 할 계획이다. 미래는 자동화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자동화 창고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외국 제품이라 고장이 나면 수리시간이 오래 걸려 적용이 어려웠다. 이제는 자동화 장비가 국산으로 나와 적극 도입하고 있다.

Q. 주 고객층과 고객관리는 어떻게 하나.

다양한 수입무역업체 약 50곳이 주요 고객층이며, 무역업체는 보통 4명에서 10명 정도로 이루어져 있고, 각자만의 노하우가 있다. 우리나라에 없는 원재료를 찾아 대기업에 납품하는 능력을 갖춘 업체와 전문성으로 협업하는 것이다. 이들 업체의 직원처럼 입출고와 재고관리를 대신하고 정확한 작업을 목표로 한다.

하용포 대표는 일은 선택과 판단의 연속이라고 전한다. 대표의 판단 하나가 회사의 몇 해를 바꾼다는 생각으로 매 순간을 결정해 왔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경영철학도 남다를 것 같다.

나는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판단력이라고 생각한다. 경영하면서도 판단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데, 개인이든 대표이든 판단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사업을 해도 모두가 같은 결과를 얻지는 않는다. 운도 필요하겠지만, 판단을 잘하는 일이 살아남는 데 큰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직원은 1년 앞을 보지만 대표는 5~10년 앞을 봐야 하므로 고민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직원들에게는 친절이 무기라 말해주며, 늘 친절을 독려하고 있다.

Q. 사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첫 번째 창고를 지을 때는 처음이라 너무 힘들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면 안 된다는 부담이 컸고, 지금 건물을 지을 때는 마을 지역이라 민원이 많았다.

매일 여러 문제를 해결해도 또 생겼다. 내일은 또 무슨 고민이 생길까 생각하면서, 그때마다 이 또한 지나간다는 말을 중얼거렸던 일이 엊그제 같다. 마을 준공식을 하던 날 가족과 친척들이 모두 모였다. 가족들이 뿌듯해하는 표정을 보는데, 마음이 벅찼다.

혜인물류 전경. 자동화 창고 신축을 앞두고 물류 운영의 다음 국면을 준비 중이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산업 내 트렌드나 변화에 관한 생각은.

3년 전부터 창고를 많이 지었는데, 해외에서 일어난 전쟁과 경기 불황으로 보관 물건이 줄어들어 냉장창고는 특히 어려움이 컸다. 해외 사정이 나빠지면 우리나라로 물건을 보내지 않으려는 일도 있다. 우리나라에 없는 물건을 취급하다 보니 그때 난감함을 겪게 된다. 당사는 상온 창고라 비교적 안정된 편이다.

Q. 정부 정책에 바라는 점은.

지금은 건축 여건이 까다로워져 건물을 짓기가 쉽지 않다. 건축비 부담이 내려가야 하는데 PF(Project Financing)도 지금은 여의치가 않다. 그래서 자가 물류 시설에 한해서는 대출이 조금 더 풀어졌으면 한다. 정부에 기대를 크게 가지기보다 내가 계획 중인 일에 집중하고, 건물을 제대로 지어 잘 운영하려고 한다.

Q.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23번 도로 4차선에 있는 1만 5천 평 토지에 9천 평 규모의 자동화 창고를 짓기 위해 허가를 받았다. 지금 토목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는 업무가 특화돼 있고 다른 영업을 하지 않아도 오래 거래해 주는 감사한 팀들이 있다. 두 번째 건물이 완공되면 이런 거래처를 조금 더 늘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