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센서 시장은 IoT(사물인터넷)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 자동화, 안전 관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으며, 활용 범위도 생활 환경에서 도시 시설까지 넓어지고 있다.
모넷코리아는 80여 종의 무선 센서를 기반으로 시설 관리, 건설, 농업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정밀 진동 감지부터 통합관제까지,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센서를 직접 개발·공급한다.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도 가능하며, 수집된 데이터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통해 분석되어 사고 예방과 설비의 예지보전에 활용된다. 예기치 않은 데이터가 감지되면 관리자에게 즉시 알림이 전송돼 빠른 대응도 가능하다.
현장에 꼭 필요한 시스템을 만드는 기업. IoT 솔루션 기업 모넷코리아의 염정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넷코리아 염정훈 대표. 모넷코리아는 현장 맞춤형 무선 센서를 직접 개발하고 80종 이상을 자체 보유한 기업이다. 정밀도, 내구성, 실시간 대응까지 모두 갖춘 솔루션으로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되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모넷코리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시설 관리 업계는 경쟁이 치열하고 계약 단가는 계속 낮아지고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어떤 전략이 필요할지 고민하게 됐다. 영국에서 유학하며 지사를 설립하고 운영한 경험을 통해 방향을 찾고자 했다. 인건비는 오르는데 계약 단가는 줄어들어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람을 줄이지 않고는 유지가 어려웠다. 그래서 시설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로봇은 대안이 될 수 있었지만, 도입 비용이 많이 들었다.
그때 센서가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센서는 AI와 인지 기술을 활용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사람을 직접 투입하지 않아도, 시설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었다. 그렇게 IoT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Q. 미국 ‘모넷(MONNIT)’과의 파트너십은 중요한 전환점이었을 듯하다.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고, 지금은 어떻게 협업하고 있나.
미국 모넷과 인연은 창업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자체 기술이 없는 상태였지만, 무선 센서 사업을 시작하고자 했다. 전 세계 30~40곳의 무선 센서 업체와 접촉해 제품을 비교하고 검토한 결과, 가격과 신뢰성 면에서 모넷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전략적 제휴를 맺게 됐다. 처음에는 미국 제품을 그대로 수입해 판매했지만, 이후 하드웨어 엔지니어, R&D 팀,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구성해 자체 센서 개발에 나섰다.
특히 소프트웨어는 미국보다 더 높은 품질로 개발했고, 현재는 모넷과 상호 이익을 나누는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모넷은 20년 이상 업력을 가진 기업이다. 전 세계 80여 개국에 1만 3,500건 이상 설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현장에서 검증된 레퍼런스는 큰 자산이 됐고, 미국 기술력이 국내 대기업에 충분히 소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우리에겐 기회였다. 박람회 같은 행사에 나가면 많은 이들이 먼저 알아보고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Q. 센서 시장은 기술 진입 장벽이 낮다는 평가도 있다. 그 안에서 모넷코리아만의 경쟁력은 어떤 부분에서 나온다고 보나.
가장 큰 장점은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 무선 센서 업체들은 한두 종류의 센서에 집중해 그 제품만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센서를 직접 제작해 제공한다. 현재 약 80종 이상의 센서를 공급하고 있으며, 사양도 고객 요청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 이렇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우리는 자체 연구소와 개발팀을 보유하고 있어 요구를 즉각 반영할 수 있다.
모넷코리아의 무선센서는 제조공장, 건설현장, 물류센터, 농장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재난 예방, 설비 예지보전, 환경 모니터링 등 현장 문제 해결에 활용된다. [자료=모넷코리아]
Q. 연동 센서 개발은 기존 센서 기술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건가? 실제 현장에서는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연동 센서 개발은 기존 무선 센서의 정밀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무선 센서들은 대부분 저가 MCU(Micro Controller Unit)를 사용하고 있어 정밀 측정이 어렵다. 고성능 센서를 쓰면 정확도는 높아지지만, 그만큼 전력 소모와 데이터 처리량도 커져 배터리 기반의 무선 센서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시설 관리나 건설 현장처럼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는 환경에서는 기존 무선 센서가 적합하지 않았다.
여러 제품을 시험하면서 기존 무선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확인했고, 정밀 계측 센서들이 대부분 유선 방식으로 운용되는 이유를 실감했다. 유선 센서는 전력 공급이 안정적이지만, 실시간 데이터 공유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유선 센서의 값을 무선으로 변환해 서버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는 연동 센서를 개발하게 됐다. 기존 유선 계측 장비의 정밀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데이터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현장 실무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건설회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호반 챌린지 공모전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지금은 센서 자체보다도 센서가 생성하는 데이터에 관심이 더 크다. 이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얼마나 질 좋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산업 전반의 의사결정 수준이 달라진다. 앞으로 이 분야에서 우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무선 센서 시장에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 모넷코리아 제품이 신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고객 요구에 따라 센서를 맞춤 제작하고 있다. 현장마다 조건이 다르므로, 제품도 그에 맞춰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우리 제품의 가장 큰 강점은 견고함이다. 미국 모넷 제품은 80여 개국, 1만 2천여 고객사에 납품돼 다양한 환경에서 실제로 사용됐다. 사용 중 발생한 문제와 피드백은 모두 데이터로 축적됐고, 이를 바탕으로 펌웨어의 안정성과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센서 제조 자체는 어렵지 않다. 온도 센서에 통신 모듈과 배터리를 조합하면 외형상 문제없는 제품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적용해 보면, 사무실에서는 잘 작동하던 센서가 예상치 못한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현장에서 선택받기 어렵고, 사업도 성장하지 못한다. 많은 신생 기업들이 이 지점에서 무너진다.
우리는 20년 넘게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설치 후에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센서를 만들고 있다. 내구성과 신뢰성은 지금까지 우리가 유지해 온 경쟁력이다.
Q.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무선 센서를 활용한 재난 예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하셨다. 기존 기술과 비교해 어떤 차별성이 있을까.
기존 재난 감지 시스템은 대부분 화재 발생 이후에 반응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화재경보기나 CCTV는 연기나 불꽃이 발생한 뒤에야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무선 센서와 알고리즘을 활용해 화재 발생 전 단계, 즉 위험 신호가 나타나는 시점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기차 화재다. 전기차는 배터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 온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충전 중 과열이 발생하면 즉시 경보를 보낸다. 주행 후 뜨거운 상태로 주차장에 들어온 전기차처럼 정상적인 고온과 위험 신호를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일반 스마트 CCTV는 이를 구분하지 못해 오탐이 발생할 수 있지만, 우리는 정확한 판단으로 불필요한 경보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우리 센서는 유선이 아닌 무선 방식으로 작동한다. 별도의 배선 없이 센서와 중계기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서버로 실시간 전송한다. 경보는 플랫폼을 통해 자동으로 송출되며, 푸시 알림, 문자, 보이스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된다.
이 기술은 주차장 외에도 다양한 재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 싱크홀, 건물 균열, 댐 붕괴, 침수, 터널 붕괴 등에서 센서가 기울기나 균열을 감지해 사전 점검이 필요한 시점을 알려줄 수 있다. 정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므로 실제 현장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Q. 마지막 질문으로, 일을 대하는 태도나 기준이 남다르신 것 같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재미다. 특정 분야에만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새로운 분야의 문제를 마주하고 해법을 찾는 과정은 때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큰 흥미와 보람을 준다.
세탁소, 사료 업체, 쓰레기 처리업체, 버섯 농장 등 전혀 다른 업종의 고객들이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찾아온다. 이들이 겪는 불편과 요구를 이해하고, 필요한 경우 논문을 찾아보거나 새로운 센서를 개발하며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나 자신도 더 많이 배우게 된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일이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 순간을 맞게 된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과정이어야 오래 즐기며 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