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산업 현장에서는 통신의 품질이 곧 기술력이다. DDS는 그 연결을 설계하는 미들웨어다.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산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정확히 전달하는 기술이다. 국내에서 OMG 국제표준의 DDS를 상용 제품으로 구현한 유일한 기업, 구름네트웍스의 조성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구름네트웍스는 DDS 국제표준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용 제품으로 구현한 통신 미들웨어 전문 기업이다. 실시간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국방, 로봇, 스마트팩토리 산업에 최적화된 네트워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조성일 대표는 운영체제와 미들웨어 개발 경력을 지녔으며, 15년 넘게 국산화에 매진해 왔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GurumDDS’ 개발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한컴MDS(현 MDS테크)에서 실시간 운영체제 ‘NEOS’와 통신 미들웨어 ‘NEOSDDS’ 개발을 총괄했다. 이후 2017년, 구름네트웍스 대표로 취임했다.

당시 구름네트웍스는 제품개발보다는 개발 용역에 집중하는 SI 업체였고, 내부 경영 상황도 매우 어려웠다. 대표로 합류한 뒤 가장 먼저 추진한 일은 DDS(Data Distribution Service) 기술 확보였다. 충남대학교 최훈 교수에게 기술을 이전받아, 이를 바탕으로 자체 통신 미들웨어인 ‘GurumDDS’ 개발에 집중했다.

그 결과 2017년 ‘팁스(TIPS :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Korea)’에 선정돼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후 ‘SW 고성장클럽’, ‘글로벌 SW 사업’ 등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OMG 국제표준의 DDS 제품군을 개발할 수 있었다.

운영체제와 미들웨어는 운영체제와 미들웨어는 국내 기반이 취약하고, 대부분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분야다. 이 영역을 국산화하기 위해 15년 넘게 꾸준히 매진해 왔다.

Q.현재 구름네트웍스가 집중하고 있는 주요 산업 분야는.

현재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국방 무기체계, 로봇, 스마트팩토리, 자동차 등이며, 이들 산업에 필요한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통신 미들웨어인 ‘GurumDDS’다. DDS는 원래 1990년대 미 해군이 함정 전투체계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로, 주로 국방 분야에서 사용되다 2005년 OMG에서 국제표준으로 제정되었다. 이후 자동차, 로봇, 의료, 에너지 등 산업으로 확대되며 각 분야의 통신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DDS는 높은 신뢰성과 실시간성이 요구되는 산업 분야에서 널리 쓰이며, 구름네트웍스의 GurumDDS는 지금까지 국방 무기체계, 철도, 에너지, 스마트팩토리 등에 적용되었다.

최근에는 DDS에 대한 고객 인식이 넓어지고, 산업별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로봇, 무인기, UAM, 자율주행 등으로 사업 영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구름네트웍스는 DDS 분야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정부 과제 및 다수의 기관 인증을 확보했다. 팁스, SW고성장클럽, 글로벌SW사업 등을 통해 국제표준 기반 제품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기존 DDS 기술과 비교해 GurumDDS는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나.

구름네트웍스의 ‘GurumDDS’는 OMG 국제표준 DDS 플랫폼을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경쟁업체가 없다. 글로벌 경쟁사로는 미국의 ‘RTI DDS’가 있으며, 가장 많은 적용 사례와 기술력을 갖춘 업체다. 구름네트웍스는 기존 LAN 환경에 머물렀던 DDS 기술을 WAN 환경으로 확장해 LTE나 WiFi 같은 무선 네트워크에서도 더 높은 성능과 신뢰성을 제공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로봇 운영체제 ‘ROS2’에서 널리 사용되는 오픈소스 DDS인 ‘CycloneDDS’와 ‘FastDDS’와 비교해 전달 지연을 최소화하고 국내 기업을 위한 기술지원과 유지보수 비용 측면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DDS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Q.​​​​​​​​​​​​​​ 1ms 이내 초저지연 IoT 게이트웨이는 어떤 계기로 개발하게 되었나? 신사업에 관해서 설명한다면.

2021년부터 정부 과제로 개발한 1ms 이내 초저지연 IoT 게이트웨이는 현재 실제 적용 사례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 확대 적용하기 위한 견적을 제출한 상태다. 도입이 추진되면 해당 기술은 안전설비나 환경설비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2022년에는 국내 최초로 유럽 지상무기체계 표준(GVA)으로 방산 대기업과 함께 ‘GurumLDM’을 개발했다. 단기간 내 장갑차, 자주포, 전차 등 국내 기동무기체계에 적용해 성능을 검증하고 있으며, 향후 양산 및 수출 과정에서 GurumLDM이 함께 진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수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

Q.​​​​​​​​​​​​​​ 현재 GurumDDS는 어떤 기업이나 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나.

현재 고객사는 국방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방산기업, 로봇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자율주행 및 자동차를 개발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다. 일부 기업 및 기관과는 이미 협업을 시작한 상태다. 2025년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 1ms 초저지연 IoT 게이트웨이가 성공적으로 적용되면, 이를 계기로 국내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해당 솔루션의 공급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GurumDDS는 각 기업과 기관의 사업 단위 프로젝트에 맞춰 개발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술지원과 개발을 병행하면서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연 단위 유지보수 계약을 통해 제품 개발 기간 동안 온오프라인 기술지원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Q.​​​​​​​​​​​​​​ 향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목표와 전략이 있다면.

국내 DDS 시장은 여전히 해외 기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당사는 향후 3년 내 시장점유율 5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GurumDDS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이를 기준으로 국내 시장점유율은 약 5% 수준으로 추산되며, 오픈소스 DDS까지 포함하면 실제 점유율은 이보다 낮다. 앞으로 5년 안에 시장점유율 70%를 달성하기 위해 제품개발뿐 아니라 마케팅과 기술지원 등 사업 전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오픈소스 DDS에 익숙한 국내 고객을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면 목표한 시장점유율에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얻은 경영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추진해 온 신규사업은 말 그대로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일이었다. 가능성이 희박해 보여도 끝까지 버티면 언젠가는 길이 열린다고 믿는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섬세하게 다뤄야 끝내는 성공에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국산 소프트웨어가 해외 기술과 경쟁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은.

정부 차원에서 국산 시스템 소프트웨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는 AI와 빅데이터 등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그 핵심에는 소프트웨어가 있다. 그중에서도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모든 기술의 바탕이 된다.

미국의 RTI는 DDS 분야에서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을 받아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했고, 미국의 IT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국산 소프트웨어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기술로 정당하게 겨룰 수 있어야 한다.